[의정부제일교회 교회학교] 언택트 교사아카데미 북리뷰 ③ [유남교 교사]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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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6

유남교 교사(아동부)

 

책 속에서 말하는 교사는 결국 ‘하나님’께서 나를 바라보시는 그 시선으로 아이들을 보는 교사를 말하는 듯 하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되 원칙은 명확하게 정해주는 강한 사랑, 원칙과 사랑이 조화를 이루도록’.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방법(원칙과 사랑이 조화를 이루는)을 책을 통해 깨닫게 하셨다. 이 외에 ‘늘 아이 곁에 있어주는 것, 따듯한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것, 끝까지 믿어주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교사인 동시에 학생이다. 맞벌이 부모님으로 인해 두 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맡겨졌고, 세상에 궁금한 것이 투성일 때부터 선생님이라는 존재를 접했다. 20년동안 어떻게 보면 학생의 신분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그 어떤 결핍도 느끼지 못했고, 부모님이 맞벌이였지만 딱히 부재를 느끼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호기심이 너무나도 많아 낮잠도 자지않던 개구쟁이를 특별관리 예쁜이로 지정해주시고, 다른 아이들이 잘 때 이 마트 저 마트를 데리고 다니며 예뻐해주신 원장님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만남에도 하나님의 축복이 있듯이 내게는 어릴 적부터 좋은 선생님들을 꾸준히 만나는 축복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선생님들이 내게만 특별히 좋은 선생님이 아니라 모두에게 좋은 선생님이었을 것이라고 깨닫게 되었다. 나는 그 중 좋은 선생님을 알아본 학생일 뿐이다.

책을 읽으며, 모두는 의미있는 일을 하고싶어 한다는 부분이 참 와 닿았다. 아이들 가르치는 것에 부담을 느꼈기에, 그 시간은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시간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자아가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줄곧 좋은 선생님들만 만나다가, 한국에서만큼은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손꼽히는 고3 시절에 최악의 독재자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고3이 절반이 지난 때, 입시원서를 쓰는 시기에 선생님이 물었다. “너는 뭐에 관심이 있냐?” 솔직히 그 선생님의 질문이 반갑지 않았고, 많은 친구들이 그랬다. 늘 우리를 “야”라고 했고 불러도 꼭 이름 석자를 불렀다. “유남교” 이렇게. 아무튼 그 선생님이 물은 그 질문에 나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여차저차 겨우 들어온 대학교에서도 여전히 나는 내가 궁금하다. 이 책에서 나를 바로 아는 것부터 자존감이 형성된다고 한다. 그토록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지만 12년이라는 학창생활 간 꿈 꿔왔던 ‘대학’이라는 목표는 사라지고 ‘책임감’이라는 이름표가 붙으니 정말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게 됐다. 내가 뭘 잘하는지,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더욱이 자아형성이 되는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이 자아형성과 동시에 자존감이 올바르게 확립되도록 돕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학교는, 교사는 학생이라는 집단을 배출해내는 공장이 아니다. 한 사람의 가치를 더 돋보이게 해주고,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게 해주며, 그 사람이 성장해가는 한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이 교사이자,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이 학교다. 수많은 사과가 자라지만, 썩은 사과는 가차없이 버리고 좋은 사과만 골라 파는 사과농장이 아니다. 나는 썩은 사과도 사랑하고 싶다. 물러터진 사과도 사랑하고 싶고, 그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내가 모든 학생들을 사랑할 수 있다면, 나도 사랑받는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하지만, 이 부족함이 아이들의 아픔에 더 공감해주고 아파해줄 수 있는 조개 속 진주라는 것만으로 큰 용기가 된다. 자존심이 아니라 자존감이 넘치는 교사가 되기 위해, 하나님의 시선을 담은 교사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깨우치고, 모래 속에서 힘들게 태어난 진주를 알아보는 섬세함을 위해 기도해야겠다.